먹고 사는 것이 가장 숭고한 사람들이 잠시 그런 공포스러움을 버리기 위해 틈틈이 모여드는 파주 헤이리에 가면, '씨앗을 뿌리다, 가장 위대한 예술은 자연이다' 는 푯말이 있다. 뿌린 씨의 정체를 갸우둥하기도 전에 공기가 다른 자연속에 가장 모던한 건축물들은 육중한 강압처럼 느껴진다. 특히, 일전에 갔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는데, 바라보는 건축물이 위대한 예술의 자연스러움과 어울어지는 유일한 통로(대체로 문이나, 입구로 일컬어지는 물체)는 이걸 통해도 되는지, 차단하려는 육중함을 굳이 열고 소통해야 하는지, 쉬 분간되지 않는다. 씨는 뿌린자가 거두워야 제법 공평해진다. 헤이리의 건축물은 바라보기엔 멋드러져도, 씨는 뿌리고 나오보지 않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불편함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행여 그러겠냐만)
지어진 것들과 지어질 것들을 평균내더라도 한참을 벗어나 있지만, 헤이리는 나무 등걸의 예술가, 박수근를 닮았으면 좋았을 걸, 일부 아쉬움이 다시 헤이리를 찾게 한다. 박수근의 그림이라면 가장 빈곤한 질감에 가장 평범한 노동과 가장 보편적인 가난의 터치로 일컬어 진다. 다시 말해 '가장 힘들어 보이는 평범' 에 대한 시각이다. 대상들은 그냥 앉아 있거나, 돌리고, 이고 간다. 그것이 바로, 밥벌이가 가장 숭고한 사람들을 위한 위로로써 작용하게 되는데, 한편으로는 그릴게 참 없었나보다며 박수근을 위로하기도 한다. 간편한 소통, 박수근의 그림이 오래도록 놓고 보아도 밥 맛처럼 이도저도 아닌 느낌으로 남는 이유다. 자연에 모더니즘의 씨를 뿌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과 박수근을 빗대어 위대함의 경중을 따지는 건 상대적 가난에 시달리는 동시대인의 피곤을 가중시킬 뿐이다. 모든 사는 건, 맷돌을 돌리며 구깃구깃 해지는 과정일 뿐, 뿌린 자가 거둔 밥이라면 그 맛이 달라야 얼마나 다르겠나... 그리 밋밋한 맛이 한대를 가고 두대를 이어가는 맷돌 돌리는 삶이야 말로 얼마나 위대한가...

구삼 미술관에서 구입한 '맷돌 돌리는 여인' 박수근, 1940, 하드보드 유화,
판화로 300점 한정 중 13번째 작품
지어진 것들과 지어질 것들을 평균내더라도 한참을 벗어나 있지만, 헤이리는 나무 등걸의 예술가, 박수근를 닮았으면 좋았을 걸, 일부 아쉬움이 다시 헤이리를 찾게 한다. 박수근의 그림이라면 가장 빈곤한 질감에 가장 평범한 노동과 가장 보편적인 가난의 터치로 일컬어 진다. 다시 말해 '가장 힘들어 보이는 평범' 에 대한 시각이다. 대상들은 그냥 앉아 있거나, 돌리고, 이고 간다. 그것이 바로, 밥벌이가 가장 숭고한 사람들을 위한 위로로써 작용하게 되는데, 한편으로는 그릴게 참 없었나보다며 박수근을 위로하기도 한다. 간편한 소통, 박수근의 그림이 오래도록 놓고 보아도 밥 맛처럼 이도저도 아닌 느낌으로 남는 이유다. 자연에 모더니즘의 씨를 뿌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과 박수근을 빗대어 위대함의 경중을 따지는 건 상대적 가난에 시달리는 동시대인의 피곤을 가중시킬 뿐이다. 모든 사는 건, 맷돌을 돌리며 구깃구깃 해지는 과정일 뿐, 뿌린 자가 거둔 밥이라면 그 맛이 달라야 얼마나 다르겠나... 그리 밋밋한 맛이 한대를 가고 두대를 이어가는 맷돌 돌리는 삶이야 말로 얼마나 위대한가...

판화로 300점 한정 중 13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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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후예 2005/11/09 18:4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그림의 질펀한 붓터치와 그리고 앉아서 맷돌을 가는 여인네의 일상이 그림 뒷편으로 보이는 빨간색 쇼파커버랑 확 대비가 되네용~
키슈 2005/11/09 21:4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쭈니형 이거 판화여요....
Jack 2005/11/10 11:54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진품 그림일리는 없고...
나 같은 눈을 위한 진품 판화지 ^^
그래도 푼돈은 아니더군...
taitai 2005/11/18 15:4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처음에 느껴지는 이 답답함은.. 노가다...
다시 느끼는 친숙함은...진실..
그러나 편안한 이 숭고함은...어머니...
키슈 2005/11/19 23:3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원초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친숙함 혹은 평안함은 의례 모성을 떠올리게끔 하게 마련이죠. 어쩌면 작가는 이런 연유로 어머니와 아내의 감성적 경계를 허물어 버린게 아닐까요?
Jack 2005/11/21 18:07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꿈보다 해몽이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