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평포구에 가 보았더니 아직 일러 절경이라는 낙조는 없고 샛바람만 가득 채운 소주잔을 흔든다. 든든하게 횟집에 엉덩이를 부치고 낙조 말고는 더 바랄게 없는 포구에서 인정 사나운 뱃사람들의 눈총을 받아가며 취할 생각은 일찌감치 침몰하고 고물께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찬 소주병을 주머니에 차고 일부러 찾아올 턱이 없는 멋대가리 없는 포구 반대편에 밀물이 들어오기 전에 건너가 보았더니, 역시 아무도 있을 턱이 없는 작은 모래사장에서 사랑을 천칭에 달면서 시작된 일체의 상념들을 들춰내 보았다. 그러므로 응당 통속적인 감정으로 부터 센티멘탈한 자세를 가져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는데, 그런 자세가 도대체 별 볼일 없는 세간 살이와 유폐된 감수성에 무슨 호사스러움으로 사기를 치려 하는지 알아채 버리고 나니 넉넉히 할 일도, 사색도 신통치 않게 되었다. 툭툭 자리를 털고 일어서려는데, 설레이는 끈과 의심스러운 묶임들이 있었던 시절에서 착잡한 잡념들을 끌고 어여쁘게 입을 벌린 지옥문 같은 포구에 정박하는 배가 있어, 한사코 올라 타 보았더니 얼마나 멀리 갔다 오는 길인지 인연들이 만선이다. 이렇게 살았구나, 한번에 묶고 풀 수 있는 배를 기다리는 판타지가 뱃사람들 눈총 피해 들이킨 찬 소주 한병 탓은 아니겠지만, 이미 인연을 묶고 풀었던 배들이 궁평 포구 모래사장에 한가득이라, 아니 막연히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도 취기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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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빌리 2006/04/23 17:1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우리 언제 술먹나....ㅜ.ㅜ
요즘 참 힘들다...
jack 2006/04/24 11:09 편집/삭제 댓글 주소
이번주에 시간 괜찮아...
hans 2006/04/23 19:50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어두운 방에 뜷린 작은 구멍으로 들어온 빛..
카메라 옵스쿠라..
그 빛, 제대로 보고 갑니다.
azoommacri 2006/04/25 23:21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오랜만에 와서 사진하나 가져간다....
혹~ 불펌 걸어놓으신건 아니지?
묶여 있는 배, 요즘의 딱 내 모습이네.
jack 2006/04/26 11:18 편집/삭제 댓글 주소
무클이구나...^^
요즘도 종종 산 타고, 물 건너고... 그러니?
azoommacri 2006/04/25 23:2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혹~ 얘가 누구? 할까봐...서
수다장이 아줌마...가 된 크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