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트라우마

2009/05/27 19:37 / 생활

덤덤하게 텍스트를 응시하다가도 울화와 주위 깊지 못한 분노를 소비한다. 소비적일지라도 이것은 분명 공분의 퇴적일 것이라 믿는다. 이 명백한 사회적, 민중적 트라우마가 강력한 분출을 준비하는 꿈을 꾸며 야릇한 희열을 느꼈다. 하지만, 왠지 객관적 답답함, 슬픔 따위로 정신이 지친다. 힘들다. 그의 감상적 이미지들이 더더욱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술에 취한 밤, 그의 지지자였던 와이프도 힘들어 하길래 백세주 한병과 냉동닭을 사들고 가서 한잔 했다. 뜬금 없이 봉화에 함 가자던 남편한테 핀잔을 준다. 못갈 것에 술객기를 부리는 나를 너무 잘 안다. 나는 금새 골아 떨어졌다. 이런 경우엔 정신을 차리고 짐짓 똑똑한 척, 다 아는 척, 사리를 따져가며 말하는 것이 부질 없다. 분명한 건 분노다. 미담을 퍼뜨리며 인간적 슬픔에 젖는 사람들조차 근원의 분노를 찾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성급한 화해, 어리석은 망각, 선별적인 기억 따위로 분노를 용해시키는 일만 우리 스스로 조장하지 않으면 된다.

일단은 부질 없고, 허무... 권태로움까지... 알수 없는 일이다. 노무현을 열열이 지지하지도 않았고 그의 정책은 나에게 비웃음꺼리 였는데 이 슬픔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마치 내가 노무현이라도 된 것 같은 이 슬픔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분노일까?

2009/05/27 19:37 2009/05/27 19:37
DrunkenSTAR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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