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기폭을 쥐었다.
높이 쳐들은 만인의 손 위에
깃발은 일제히 나부낀다.

"만세!"를 부른다. 목청이 터지도록
지쳐 나서는
군중은 만세를 부른다.

우리는 노래가 없었다.
그래서
이처럼 부르짖는 아우성은
일찍이 끓어오던 우리들 정열이 부르는 소리다.

[8월15일의 노래]중에서...



광복절 파티~
노래가 생겨, 스나이퍼님이 BK love 로 왕림까지 하신다니...
일요일 새벽에 Gloomy Sunday 듣고 발기발기 찢겨지겠네...


머리에 꽃 박고... 흐린세상에 통곡하며,

좌우로, 아래위로...

흔들어 주마~

때론, 슬픈 독립의 흐느낌으로,

좌우로, 아래위로...

흔들어 주마~

15일
흔들어주긴 했는데 MC Sniper 의 *** 음악에 절래절래 해드뱅잉을 했다는...
소진한 체력을 보강해준다는 새벽라면을 먹으며 클럽을 다른데로 바꿔야 겠다고 궁시렁거리다가, 만세소리가 사라진 거리를 걸어 택시를 타고 돌아오다.

나이 생각하시라는... 사람들의 말처럼 느즈막히 일어나니 무릎이며 팔꿈치가 욱신거린다. 일탈의 신열처럼, 말그대로 삭신이 쑤시는 와중인데 다음주에 있을 컴덱스 컨퍼런스 준비는 말짱 백지라서 주섬주섬 사무실로 기어 나왔다.

월말까지 세가지에 집중하기로 한다.
하나는 프로젝트, 하나는 컨퍼런스, 하나는 히스토리 통합.

2시간만에 웹서버에 설치 및 기초적인 스킨처리까지 완료한 국산 블로그 툴 TATTER TOOL 은 그런데로 쓸만하다는 결론이다.
외산 무버블이나 피머신 등이 지닌 강박관념적인 블로그 형태와 네이버등이 제공하는 서비스형 블로그 형태의 어중간한 쯤으로 보여진다.

여기저기 널려 있던 생활의 잔재들을 불러모으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건 SI 프로젝트의 Lagacy Data Migration 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데, 시스템은 시스템대로 틀리고 구조마저 다르다 보니 부지불식간에 쳐 넣을수도 없고...
하나하나 수동작업을 거쳐야 된다는 얘긴데... 사람의 생활이라는 것이 잔잔한듯하면서도 변화무쌍한 것이어서 어디하나 평범함이란 없다는 것이다. 그런 히스토리를 모아 시스템으로 통합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생각해볼 문제다. 여튼...
내가 지금 분노하는건... 히스토리의 자연적인 변화무쌍함이나 시스템의 오류때문이 아니질 않는가?

일탈의 DNA 가 간만의 열정으로 폭발할쯤에 MC Sniper 의 *** 왕림으로 광복절의 만세소리가 사라진 것 때문이 아니던가?
도토리 5개로 BK Love 를 신나게 들었던 내 귀가 아프다.


[홍대클럽에 *** 왕림중이신 MC]
2004/08/15 15:34 2004/08/15 15:34
DrunkenSTAR 이 작성.

오늘도 그립다.

2004/08/14 15:22 / 생활
전나무가 곧추 자라고 있었지만, 맨발에 밟히는 이끼는 발가락 사이를 애무하고,

드문드문 버섯 향기, 새로 이사온 동네 아가씨 치맛바람 처럼 코끝에서 서먹서먹한,



섬진강 물꼬 곁에 개망초꽃 제법 키가 자라 비스듬히 허드레 땅도 바라볼줄 알고,

시인이 머무는 마을에서 저녁 이밥 연기 조물조물 쏟는 풍경 눈에 넣어두면,



눈물이 흐르고...





나 여기,

일기 쓰다.





행여 힘들다는 말, 어렵다는 말, 많이 하지 않았는가? 어찌, 그대 힘든 모습 투영하지 못한 안개속을 내가 아직 헤매이고 있는 건 아닌가요? 나 아직 자라는 나이의 언저리에서 그대 만나 미쳐 어린티 벗지 못하고 행여 힘들다는 말, 더 많이 하지 않았는가?

끄덕끄덕,

오늘도 하늘에 그대 손톱 닮아가는 달 보는 내 눈속엔 노란 샐로판지 엉겨붙어 아득한데,

뜸금없이

달려가는 내 마음이 그대 발가락 앞에서 불시착하고...



뭉게지는 버섯 밑둥에 살피는 개망초꽃 향기... 그립다. 바람불고, 향기 날아간다.
2004/08/14 15:22 2004/08/14 15:22
DrunkenSTAR 이 작성.

편지를 보내다.

2004/08/14 15:22 / 생활
새벽인가... 터널은 아직 꼭두 새벽빛으로 뚫리지 못하고 한치 앞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 그 한치에 내맡기지 못하고 애만 태운다.

영겁의 시간동안 옷깃을 문질러 다듬어질 듯한 사람의 생, 한치의 차이에서 긴 어둠과 새벽의 시작과 종말에 서 있게 된다. 칼날을 타는 박수무당의 신들린 자세만이 사람의 생, 그것이 지탱살이 되는 오늘의 열정과 새벽의 냉정, 내일에 그럴지 모를 치열.



어렵게 세상에 또 한통의 편지를 쓴 새벽, 부치지 못한 아침에 후끈 달아 오를 후회가 못미더워 책상서랍속에 고이 담아 두었다가... 하루가 다 지나 지우개로 지운 자국, 똑똑 흘린 눈물 번짐, 봉투속에 채워 단단히 풀부치지 못한 그대로... 우체통에 넣는다.



우체통에서 나온 편지가 2시 반 시외버스를 타고 떠나, 여름을 지나 가을쯤에 수취인불명으로 되돌아 올 것만 같아,







그때가서...



한치를 걸은 내 지팡이는 노인이 된 나의 인생,

오늘 같이 서늘하고 얕은 바람에도 쓰러질 듯한 지팡이를 찍어

봉투 열린 편지를 찾아 나선 우체국 계단,



내 인생, 한치를 벗어나 다다른 우체국 계단,



사랑, 우리, 세상... 수취인불명으로 다시 만날 그곳.
2004/08/14 15:22 2004/08/14 15:22
DrunkenSTAR 이 작성.

건방진 희망

2004/08/14 15:22 / 기억
희망은 절망이 깊어 더 이상 절망할 필요가 없을 때 온다.

연체료가 붙어서 날아드는 체납이자 독촉장처럼

절망은

물빠진 뻘밭 위에 드러누워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 감은 눈 앞에

환히 떠오르는 현실의 확실성으로 온다.

절망은 어둑한 방에서

무릎 사이에 머리를 묻고

서랍을 열어 서랍 속의 잡동사니를 뒤집어 털어내듯이

한없이 비운 머릿속으로

다시 잘 알 수 없는 아버지와 두 사람의 냉냉한 침묵과

옛날의 病에 대한 희미한 기억처럼

희미하고 불투명하게 와서

빈 머릿속에 불을 켠다.

실업의 아버지가 지키는 썰렁한 소매가게

빈약한 물건들을

건방지게 무심한 눈길로 내려다보는 백열전구처럼.

핏줄을 열어, 피를 쏟고

빈 핏줄에 도는 박하향처럼 환한

현기증으로,

환멸로,

굶은 저녁 밥냄새로,

뭉크 畵集의 움직임 없는 여자처럼

카프카의 K처럼



희망은 카프카의 K처럼 [장석주]





건방진 희망이 대지를 난무하는 동안 몸은 영혼을 잃고 기적소리에도 쉬 흔들린다.

나는 지금이나 이전에도 세상을 의심하며 인생다운 인생을 갈망했다.

부조리와 희망의 공존이 불편한줄도 모르고 끝끝내 외로워하였고 비극적 디오니소스를 동경했다.

내 영혼은 바닥을 쳤다.

이제 다시 몸을 떠나는 일이 없다며 겨드랑이를 통해 스며든다.



비가왔고,

기형도라 쓰여진 간판이 젖을때

요제프K 라는 소년이 죽었다.

건방진 희망으로 날씨가 오락가락 하는, 이런 날 동네에서는 한 소년이 죽기도 한다. [기형도]

소년의 눈에서 내 영혼을 본다.

겨드랑이를 통해 들어온 놈은 자꾸만 나 아닌 나를 만들어간다.

정체성을 잃어 버리는 것일까?



모호하다.

생을 도모하는 내 희망은 그저 건방지기만 하다.



결국은, 희망이란 무엇이고 절망이란 무엇인가?



눈을 뜨지 마라 소년아~ 세상살이에 넌덜머리 난 나에게 세상에 눈을 뜨면 온통 해결해야할 것들 투성일 뿐이다. 감은 눈 그저 모호하여도 좋다. 건방지게 희망을 얘기하러 눈을 뜨지 마라...
2004/08/14 15:22 2004/08/14 15:22
DrunkenSTAR 이 작성.

실크,

에어콘이 꺼졌다. 푸른 실크의 찬기운도 사그라 들었다.

6시



7시엔 다 같이 나가기로 했다. 컨설팅 중간보고는 상당히, 매우보다는 조금 약한, Fine 보단 더하고 wonderful 보단 약간 들한...

그래서 고기라도 먹기로 했다.

술을 마시겠지...



예정대로라면 난 20일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야 겠지만, 내 생활의 판도는 예상대로 일에 쫒기고 술에 달궈지고 있었다. 물론 참가는 취소, 한달전 예상은 적중했다.

빌리는 사기쳤다고 전화질까지 했다. 나는 내 생활을 예상했고, 관리했다.



어제도 회사동료와 술을 마셨다. 정신모델이 다른 사람들과의 프로젝트는 매사에 커뮤니케이션의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그래서 그 모델을 그나마 맞추고 정신과 의기를 투합하기 위해서 마셨다.

오늘도 그 명제는 그대로 대를 이을 것이다.



그렇게

술에 취했다.

차는 며칠째 은행 주차장에 버려지고...



나는 생각하고

못나게도 술을 빌려 추억하고 추억한다.



붉은 지붕위의 푸른 실크 같은 추억들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다.

그리움은... 되돌아가고 싶은 애틋함 일까?





술에 취하는게 때론,

그리움의 깊이 만큼 두렵고 막막하다.
2004/08/14 15:20 2004/08/14 15:20
DrunkenSTAR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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