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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7 악랄한 파괴와 상실의 시대 by DrunkenSTAR

이명박 정부의 정권 인수 작업은 당연하게 받아 들였던 것들의 상실을 경험하게 하는 일련의 반동으로 점철되어 있다. 이른바 우파적 개혁의 첫 삽질인 정부조직개편안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감당해야 할 무게를 가늠하게 해준다. 이념 우파가 아닌 경제 실용 우파라는 이명박 정부의 구상은 예상대로 효율 중심으로 작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효율이 모든 사회 가치에 긍정적 발효를 도울 수 있다는 언어 자체의 도단으로 인해 우리는 효율적이면 모두 좋다는 등식을 성립시킨다. 효율은 모든 작동의 기름일 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경제 성장만 된다면 다른 것들은 어떻게 되던 괜찮다는 기계적 성장론에 빠진 이유도 효율과 같은 자본주의의 메카니즘만을 신봉할 뿐 좀 더 근원적 가치에 질문을 던지는 토론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의 근저에는 대게의 민중이 암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공무원의 철밥통과 복지부동의 오만한 자세도 실용적으로 바꾸겠다는 일종의 외과적 복수를 깔아 여론의 동의를 얻겠다는 계산이 있는 듯 하다. 다만, 이러한 복수심으로 정부조직 뿐만 아니라 앞으로 근원적인 질문이나 담론으로 다뤄지지 않을 몇가지 중대 미래가 없어지는 것만 같은 느낌은 기우일까.

먼저, 통일부의 문제는 통일을 외교와 같은 대외적 관점으로 전환시키는 일대 사변에 가깝다. 즉 이념적 보수가 아니어도 통일은 이제 민족적 문제가 아니라는 실용적 관점이다. 사업이 되면 하고 사업이 안되면 파기하는 기업의 관점이 통일을 간단히 수술해낸 것이다. 통일회의론은 이미 유행처럼 번져서 세대를 불문하고 통일이 줄 모순의 파괴가 폭넓게 두려움을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 부조리를 운동적으로 계몽해내지 못한 지식인들의 책임이 매우 크다. 통일은 되기 전에도 되고 나서도 여전히 대내적 관점이어야 한다.
교육은 인재라는 재료의 테두리 안에 가두어 버렸다. 이것은 이미 교육을 버린 이명박 당선자의 모교인 고려대학교에서도 그 맥락을 찾아 볼 수 있을만큼 명백하다. 기준을 두지 않아야 하는 교육과는 달리 인재는 기준을 통한 인력 관리 체계로의 전환이라 봐야 한다. 인재의 기준은 두말할 것도 없이 계급의 분리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사교육비 완화를 총론으로 한 자사고의 추가 설립 등의 공약은 허구라는 점이 입증된다. 그야말로 인재가 엘리트가 아니고서야 성립이 되지 않는 교육은 엘리트가 되기 위한 맹렬한 경쟁이 아니라 이미 출신성분으로 계급을 갈라 놓고 심각한 소통 불능의 사회를 만들겠다는 악랄한 철학이 설치된 것이다.
지식경제는 거의 말장난에 가깝다. 과학기술은 그 중요함이야 새삼 말할 필요가 없지만 과학이 신화가 되었던 황우석 사건을 통해 과학을 더욱 경제적 부류에 포함시킬 것이 아니라 더욱 근본적인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연과학부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는 자원도 경제적 성장과 에너지 구상의 개발건설의 취지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환경과 조화로운 자원의 활용과 보존의 관점으로 진보되어야 할 것이 주문되어 환경부가 주축이 된 환경자원부로 통합 되었다면 그나마 덜 코미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효율과 실용적 관점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다만, 효율과 실용이 모든 근원적 문제를 진단해서는 안된다. 실용적 관점에서의 상실은 물질의 유무와 시장의 가치에 종속되어 있다. 우리는 이보다 더 본질적인 물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악랄한 파괴와 상실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하나의 거대한 권력과 시장 원리로만 미쳐 돌아가는 모순과 어둠의 세상일 수록 인간정신의 근원이 살아 있음을 증명해내야 한다. 그러한 소임 마저도 종말을 선언하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2008/01/17 13:35 2008/01/17 13:35
DrunkenSTAR 이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