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왜 필요할까?

2006/11/16 01:26 / 생각
오마이뉴스의 고태진 칼럼에서 오래간만에 우상에 대한 고찰을 들을 수 있었다. 이젠 펜을 놓으신 리영희 선생의 지적 다짐 또한 우상의 파괴였고 그것에 따른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했다. 고태진 칼럼의 마지막에 국회가 없으면 더 잘될 것 같다는 아나키스트적인 생각에 무한 동의를 날리고 싶다. 국회라는 틀이 오랫동안 민주주의라는 이상안에 갇혀 마치 꼭 있어야만 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처럼 평소엔 정치에 무심한 대중들이 목로의 주점에서 생활의 피로를 풀어 내는 카타르시스용으로 취급하는 국회가 필요했던 이유는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믿는 우상속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국회의 기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능이 중요한 것이고, 민주주의는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기준에 부합하거나 먹고 사는 것이 숭고한 인민들에게 먹고 사는데 이상 없게 만들어 주면 된다. 국회가 그런 기능을 못할 때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위해 국회라는 절차적 기능에 대해서 제고할 필요가 생겨야 하고 이에 대해 성실히 논의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순기능이고 지식인들의 사회적 책임이 아닐까? 국회가 왜 필요할까? 더 이상 민주적이지 않은데 말이다.
2006/11/16 01:26 2006/11/16 01:26
DrunkenSTAR 이 작성.

북한 핵실험 이후에 남한의 정부와 국회가 보여준 행동을 보면서도 남한 민중이 생명과 안전에 대해 불감해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또 다른 현상이다. 정부는 해봤다고 할 수 없는 햇빛, 포용 정책이 잘못되었음을 시인하고 변경 또는 폐기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으며, 국회는 늘 그랬듯 도대체 무슨 문제를 가지고 싸우는지 조차 불감하게 만든다. 생명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핵문제에 대해 늘 그랬던 방식으로 치고 받는 통에 무슨 북핵 관련 결의안 조차 합의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애초에 남한의 국회는 민주적 대의 정치라는 철학과 이념의 장에 존재하는 합의적 근거를 만들지 못하는 집단인 것으로 보여진다. 그들의 합의란 언제나 밀실이거나 원외 협작이었고, 공개적 본회의의 총체적 공간은 논의의 장이 아닌 싸움질과 의사일정에 따라 춤추는 의사봉의 공연 무대가 되었다. 오늘 또 회의시간에 늦게 오고, 늦게 왔다고 질타하는 의장하고 싸우고, 퇴장하고, 사과를 요구하고... 늘 그런 공연을 펼쳐 주었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민중들은 당연히 외적인 핵문제, 게다가 미국의 패권주의가 이번 사태에 미칠 결정적 영향과 내적인 국회의 형편 없는 늘 그런 공연의 문제에 대해서 심각성을 주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불안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특별히 대담한 민족성을 지닌 것도 아니고 든든한 빽이 있는 것도 아니다. 민중의 불감을 민중의 무지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러한 불감은 무관심과 더 관련이 있다. 혹자는 이러한 불감과 무관심이 있기 때문에 민중 혁명은 죽었다는 얘기를 한다. 일리있는 우파적 통찰이다. 하지만, 불감과 무관심이 있어서 민주주의가 영위되는 것은 아니다. 민중들의 움직임 없이 발전하는 민주주의는 있을 수 없다. 관심 없고 감정 없는 민중들이 영위하고 있는 것을 민주주의라고 볼 수 있을까? 그것은 누군가가 꾸려 나가게 해준 민주주의에 불과하다. 이러한 민주주의는 대체로 무엇을 어떤 것으로 승화시키는 역사적 두가지 힘인 동의나 비판이 배제 되기 일쑤다. 남한의 정부와 국회의 장을 보면 금새 그 예가 된다. 오직, 민중이 납득할 수 없는 협작과 절차적 의사진행만이 있을 뿐이다.

진보에서 조차도 계몽이라는 것을 무척이나 경계한다. 하지만, 결국 지식인이 또는 사회적 리더라는 자칭 타칭의 개인과 집단이 민중들에게 결정적인 순간에 보여줘야 하는 것은 계몽 그 자체가 아니라 계몽의 스킬이다. 이러한 스킬은 하향 방식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 내고, 미국의 용감무쌍한 패권주의를 자제시키고, 일본의 분수 모르는 신사참배를 주의시키는 일련의 노력들도 해당된다. 언제까지 스킬은 없고 패배주의에 현혹되어 미국의 똥꼬나 간지럽히고 있을텐가? 하지만, 남한의 집권세력과 국회를 보고 있으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저자들을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계속 믿어야 하나...

2006/10/12 19:08 2006/10/12 19:08
DrunkenSTAR 이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