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2

2009/09/29 15:11 /
프로젝트 안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논쟁은 당연 커뮤니케이션이다. 논쟁 자체가 커뮤니케이션의 범주지만, 프로젝트라는 작은 경영단위에서 커뮤니케이션은 엄연한 업무 중 하나다. 커뮤니케이션 업무란 무엇일까?

개인이 해야 할 커뮤니케이션 업무
1. 프로젝트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2. 그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 중에 앞으로 나와 얘기할 사람은 누구인가?
3. 얘기할 사람의 연락처는? : 내선전화, 핸드폰, 이메일, 메신저 등등
4. 여러 연락처 중 상황에 따라 활용할 매체는 무엇인가?
5.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이 있는가? : 서버, 게시판, 프로젝터, 아웃룩, 기타 지정된 스토로지
6.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에는 어떤 것을 공유하는가?
7. 이메일을 TO 로 보낼 사람과 CC 로 보낼 사람은 누구인가?

매니지먼트가 해야 할 커뮤니케이션 업무
1. 매니지먼트에 속한 사람은 누구 인가?
2. 그외 이해당사자는 누구인가?
3.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보고 일정은?(일일, 주간, 월간 등)
4. 보고 탬플릿은?
5. 업무 트랙킹과 Panding 리스트 관리 체계는?
6. WBS 의 업무 담당자 Matching 은?
7. 각종 문서의 표준화는 무엇으로 하는가?

복잡하다. 이렇게 열거하는 이유는 '복잡성경제를 기반한 업무프로세스의 다양함' 따위의 멋드러짐이 아니다. 대게가 위계를 위한 '질서 잡기'의 일환이다. 너 위에 나 있다, 란 식을 세련되게 말하는 것이다. 그래야 뒤에 참여한 사람이 겁을 집어 먹고 숨이 턱에 차도록 프로세스를 익히면서 이른바 '업무를 배운다' 는 암묵적 윽박에 자발적으로 복종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이란 이렇게 쿨하며 조용하다.

프로젝트 안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은 순식간에 만들어 졌다가 프로젝트가 끝나면 공중분해된다. 그 많던 말들은 진공상태로 빨려 들어가고 문서만 켜켜이 쌓인다. 1년에 단 한번 펼칠 문서라고 해도 1톤트럭을 대절해야 운반이 가능할 때도 있다. 부대낌과 말과 관계는 사라진다. 때로는 쿨하지 못하고 회복될 수 없는 원수가 되거나 아삼육이 되기도 한다. 시스템은 쿨했으나 인간은 그럴 수 없는 것, 인지상정이다. 그러하다 보니 시스템은 더더욱 쿨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공중분해 될 것 정해진 커뮤니케이션만 하면 되지 않나, 반문하게 되면 문제는 프로젝트 기간에 따라 견딤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해진 것 이상의, 시스템보다 더 시스템적이어서 반문할 수 없는 협업이 이루어지거나, 인지상정을 통해 비즈니스 관계가 전면 부정되어야 그 기간을 넘어 인간답게 살아 남을 수 있다. 넓게 보아 커뮤니케이션은 삶과 죽음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프로젝트는 짧고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매카니즘이다. 삶은 길고 목적이 다르다. 하지만, 일과 삶, 공과 사를 완벽히 분리하고 냉정한 듯, 양쪽을 다 제단하며 살수 없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들 중에도 프로젝트를 한다. 프로젝트의 커뮤니케이션은 완벽하게 구축된 시스템이 아니다. 시스템은 있으나 그것의 접근 방식은 삶의 접근 방식과 일치한다. 공동체에서 너도 나도 인간답게 잘 살 수 있는 기본 선은 무엇인가? 그것은 태도와 교양이다. 또는 성의와 진정이다. 시스템 안에서의 진정성이 아니다. 시스템은 고안단계에서 이미 냉정하고 진정성을 갖추도록 설계 되어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말과 언어다. 말은 말투에 언어는 텍스트에 기댄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것은 말투에 태도와 교양이 묻어 나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말투에 단어를 골라 쓰는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텍스트에도 제스쳐가 있다. 입속에서 꿀을 삼키기도 하고 가시를 씹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껍데기는 그렇다. 하지만 그 안에 성의와 진정이 있지 않으면 태도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 지점에서 커뮤니케이션은 여지 없이 붕괴한다. 시간 차만 있을 뿐.

인간의 진정을 보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 태도가 곧 진정이다. 사람을 보고 빠르게 판단하는 만큼 실수도 잦다. 하지만 오래도록 켜켜이 쌓인 삶에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가 있다면 그런 성찰이 있다면, 뛰듯 걷듯 자신의 주위와 사람을 살피며 몸으로 살아온 시간이 있다면 태도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때문에 프로젝트던 삶에서든 커뮤니케이션은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을 오늘 요약해내는 일일 것이다.

오늘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 이란 것에 힘들어 하는 에이전트, 컨설턴트에게..
클라이언트 옆에 앉아 보시라, 고 권하고 싶다.
2009/09/29 15:11 2009/09/29 15:11
DrunkenSTAR 이 작성.

인정

2009/06/30 16:39 /
A : 저를 그 TF팀에서 빼신 건 제 능력이 부족해서 인가요?
아니, 다른 팀원들이 불편해 해서..
A : 제 태도에 문제가 좀 있긴 하죠... 쩝, 다음엔 저 안부르시겠어요..?
아니, 자기에 대한 내 생각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또 부를 거야, 내 생각엔 내가 팀빌딩을 잘못한 것 같아...
2009/06/30 16:39 2009/06/30 16:39
DrunkenSTAR 이 작성.

초죽음

2008/10/30 10:57 /

나의 자기 확신은 사적인 곳 보다는 공적인 곳에서 독선으로 나타날 때가 있다. 나에게 있어 반드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신념과 경험으로 나는 스스로 합리하고 남을 통제하려는 경향 또한 다분하다. 다만, 그가 결과는 원했던 것이 아니어도 그것을 끌어 내는 논리가 원더풀할 경우, 나의 합리는 여지 없이 깨진다. 그 파괴엔 미련도 애착도 없이 그저 통쾌할 뿐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언제던가?

귓볼 뒤에 멍울이 잡혔다. 언제 부터 자리 잡은 건지 모르겠다.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음주단속을 하면 알코올 성분이 나올 것만 같은 긴장감 따위는 견딜만 하다. 인간적으로는 어떻게든 손 붙잡고 가려고 했다. 젠장, 왜냐하면 친정회사니까, 일면식은 그리 없지만 냉정보다는 열정으로 뭐를 춤추게 하는 교과서적 타이틀의 감흥처럼 끈끈한 맛을 살리고 싶은 끄나불은 나의 자기확신도 아니고 합리도 아니며 그(들)의 논리도 이성도 아니었다.

태도, 이것은 자세와도 동향인, 이것엔 미움이 있다. 태도에 따라 미움은 자석처럼 들러 붙어 다닌다. 그러니 소름끼칠만도 하다. 요즘 세상이 태도 보다는 다른 것에 치중한다 하더라도 막상 이 태도 앞에서 우리는 그(들)가 살아온 인생의 요약을 보곤 한다. 태도가 없으면 지식이 있더라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마나 자신의 인생을 허술하게 살았는지 자신에게 얼마나 관대했길래, 하지만 측은함 따위는 들지 않는다. 태도는 미움으로 건너 뛰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를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내쳤다.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할 수 있을 만한 여력을 두지 못할 만큼 엉망인 일일일을 본다. 너무 터무니 없다보니 축처진 장은 꼬일대로 꼬였는데 30대초반에 나는 세상에서 제일 바뻐서 좋았다며 객기 부리던 시절처럼 바쁘긴 10년전만 못지 않아서 초죽음이다.

2008/10/30 10:57 2008/10/30 10:57
DrunkenSTAR 이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