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하게 텍스트를 응시하다가도 울화와 주위 깊지 못한 분노를 소비한다. 소비적일지라도 이것은 분명 공분의 퇴적일 것이라 믿는다. 이 명백한 사회적, 민중적 트라우마가 강력한 분출을 준비하는 꿈을 꾸며 야릇한 희열을 느꼈다. 하지만, 왠지 객관적 답답함, 슬픔 따위로 정신이 지친다. 힘들다. 그의 감상적 이미지들이 더더욱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술에 취한 밤, 그의 지지자였던 와이프도 힘들어 하길래 백세주 한병과 냉동닭을 사들고 가서 한잔 했다. 뜬금 없이 봉화에 함 가자던 남편한테 핀잔을 준다. 못갈 것에 술객기를 부리는 나를 너무 잘 안다. 나는 금새 골아 떨어졌다. 이런 경우엔 정신을 차리고 짐짓 똑똑한 척, 다 아는 척, 사리를 따져가며 말하는 것이 부질 없다. 분명한 건 분노다. 미담을 퍼뜨리며 인간적 슬픔에 젖는 사람들조차 근원의 분노를 찾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성급한 화해, 어리석은 망각, 선별적인 기억 따위로 분노를 용해시키는 일만 우리 스스로 조장하지 않으면 된다.
일단은 부질 없고, 허무... 권태로움까지... 알수 없는 일이다. 노무현을 열열이 지지하지도 않았고 그의 정책은 나에게 비웃음꺼리 였는데 이 슬픔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마치 내가 노무현이라도 된 것 같은 이 슬픔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분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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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었을 때는 탄핵으로 죽이고, 자연인이 되니 진짜로 죽여 버린 놈들이 가장 먼저 애도하는 야만의 시대를 보라. 그가 대추리, 한미FTA, 좌파신자유주의로 죽기 전까지 뇌물스캔들로 실망을 안겨 주었지만 수백명을 학살하고 수천억원을 해먹은 전두환, 노태우도, 지금 이 시간에도 민중을 탄압하는 이명박도 인간이랍시고 살아 있는데. 그는 오늘 아침에 뛰어 내렸으나 이미 그전에 떠밀려 절벽 아래로 떨어진 사람이다. 5명을 산채로 불속에 떠밀어 태워버리더니 이제는 집 뒤 절벽에서도 밀어 버린다. 인간을 이렇게 악랄하게 다룰 수 있는 인간성이 과연 인간성이란 말인가. 아무말도 필요 없다. 그의 죽음이 슬프다. 스스로를 버린 그의 깨끗한 영혼 때문에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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