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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6 위장전입에 대하여 by DrunkenSTAR (2)

위장전입에 대하여

2009/09/16 13:40 / 생각

우리 사회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인 교육은 인간 답게 살기 위한 인간에 대한 학습이 아닌 잘 살기 위한 수단이란 점을 수긍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잘 살기 위함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당위를 내포하고 있는 것도 부인이 안되는 사회다. 아이 사랑을 앞세운 이 시대의 돈 잘 벌기 대열에 가담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위장전입이다. 위장 전입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친척 집에 세대주를 하나 더 꾸리는 형태, 이때 친척과의 협조로 위장 전세, 월세 계약서를 마련하는 것. 서울에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집을 사두고 거주는 지방에 하면서 주소지는 서울로 해두는 형태. 전자는 서민들이 후자는 돈 좀 있다는 부류들이 하는 형태다. 이렇게 주소지를 이전해 두면 교육제도에 혜택(?)을 받는다. 세대까지 구성해 두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나 준주거지의 분양권을 노릴 수 있다. 위장전입의 노림수는 이 두가지에서 벗어 날 수가 없다. 임태희씨가 장인의 출마 지역구로 주소지를 이전하여 1표 더 행사하려 했다는 고백은 차라리 애교다.

위장전입은 고위공직자 후보들이 줄줄이 고백하지 않아도 시중에서 성행하는 불법행위다. 법치를 중요시 하는 이 나라 정부에 의하면 위장전입은 척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업이다. 위장전입이란 불법행위의 전제로 인해 제도권의 교육은 사악한 존재가 된다. 가서 사는 것도 아니고 위장으로 살아야 교육이 되는 교육제도가 교육이 된다면 그야 말로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거 아닌가. 그래서 재테크가 양념으로 낄 수 밖에 없다. 위장전입을 오로지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어쩔 수 없는 위장만으로는 당위가 떨어 진다. 누군들 자식 사랑하지 않나? 하지만 잘 살기 위해 그것이 돈이니까 그렇게 했다고 하면 어이 없게도 용서가 된다. 그게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잘 사는 기준, 잘 사는 사람의 모범, 그렇게 살아 보고자는 서민들의 희망이니까 말이다.

저렇게 살지 못해 이렇게 지지리 궁상으로 사는 것이 싫어 죽어라고 그들을 목표로 삼아 사교육에 가랭이 찢어 져도 자식들 몰아 넣고 공부 시키는 것이 오늘날 서민의 군상아니던가.

고위 공직자나 국회의원이 되지 못한 조상을 탓하며 우리 자식은 그거 꼭 시키 겠다는 희망으로 지금 그들의 불법 행위는 눈감아 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항변하는 것, 그들은 우리보다 고위이기 때문에 저 정도 성역은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 을 공연히 얘기하는 것이 오늘날 서민의 의식아니던가.

서민이나 중산층이나 대게가 이렇게 살아 가거나 살고 싶어 한다. 자식들에게 제도권에서 우대적인 교육을 시키고 재테크를 통해 자산 증식을 꾸미는데 위장전입이 도덕성과 일면식이 있어도 '어쩔 수 없는 일' 이 된다. 오로지 노동을 통해 몇십억씩 벌었다는 악바리 연예인들 얘기는 기본적인 수익이 되니까로 해석되고 김밥 장사로 수십억을 벌어 사회에 쾌척하는 할머니들의 얘기는 더러운 앞차마의 이미지에서, 결코 그렇게 살 수 없기 때문에 깨져 버린다. 서민들에게 노동을 통한 자산증식은 통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산증식은 주식과 부동산으로 카테고리 된다. 교육은 잘 살아야 하는 자본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기본 수익이 되는 노동의 일자리를 찾고 주식과 부동산에 잘 투자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밑거름인 셈이다. 위장전입까지 했는데 그 밑거름도 못배우면 사람들은 대번에 교육 잘못시켰다고 할 것이다.

국민들이 죄다 이런데 국민이었던 하지만 이제 고위 공직자가 되겠다는 사람의 위장전입이 무슨 문제인가. 어제 라디오 토론을 듣다 보니 어느 대학교수가 '도덕성과 자질은 별개의 문제' 라고 위장전입과 그와 관련된 모든 사회악의 어쩔 수 없음에 연대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어느 TV 토론에서 '이런 나라에서 땅투기 안한 사람이 바보 아닌가' 라며 솔직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 사회는 그런 매카니즘을 토대로 만들어 졌다. 이 매카니즘에서는 누구든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적이익에 관계된 활동을 해야 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하는 방식, 순진한 노동 추구형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 깨달음은 행복이라는 인문적 감수성과 조우하고 자식 사랑이란 보편적 인류애의 어쩔 수 없음으로 가슴 벅차 오른다. 어찌 이것을 고위 공직자라는 정치적 지위에 불편부당하게 적용할 수 있겠는가. 사회가 국민이 다 그런데 말이다.

그래서 공공이 필요하다. 공공을 다루는 공인과 이를 통해 옳바른 공공선에 봉사하도록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근대 국가의 형성 결과다. 그 체제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공평하고 평등하게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 공공의 목적인 셈이다. 공공의 목적을 수행할 인간, 즉 공인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그것은 윤리다. 오늘날 선과 악을 구별하는 양심이 완전히 다른 보편성을 지닌다면, 즉 위장전입 따위는 양심에 털난 행위가 아니라 사적이익과 개인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권장해야 할 수단이라면 이미 잣대가 아니다. 이때는 어느 교수의 지적처럼 안하면 바보가 되는 마땅함이 된다. 하지만 지금 그것이 공공이며 양심인가?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이상적인 공허 인가.

오늘날 공공의 영역이 사적 영역화 내지는 민영화된 사실은 쉽게 발견된다. 특히 법치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국가에서 더 자주 목도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생존을 위해 저항하는 사람들을 민간용역업체와 경찰이 합작하여 불태워 죽인다. 파업이 일어나면 역시 용역과 경찰이 자원을 총동원하여 진압한다. 국민 한사람이 광장에서 목소리를 내도 경찰이 잡아 들인다. 법치가 사람의 생존과 양심을 거둬들인다면 거기에 대처해야 할 자세는 역시 두 가지로 귀결된다. 사적인 행복 추구는 공공의 영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지금은 아니꼽고 더럽지만 자식을 교육시켜 저 계급으로 소환시키는 것, 남들이야 뭘하든 위장전입, 그 할애비의 방법이라도 동원하여 더럽고 치사하게라도 돈을 글어 모으는 방법, 이 두 가지다. 그럼 다시 이 두 가지가 번갈아 바퀴 도는 매카니즘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너무나 단조로운 우리 사회의 플랫폼 아니겠는가.

이로서 공공이 더더욱 필요하다. 너무 가혹한 잣대, 재능에 비하면 허물도 아닌 것이 위장전입, 논문표절, 세금탈루 라는 것이라면 이 사회는 세금을 내고 법치 따위가 존재하는 근대 국가가 아니다. 국민에게는 3년이하의 징역이나 천만원의 벌금을 내라고 할 사람들이 같은 범죄를 진행하고 있다면 그것이 허물도 아니고 명령을 할 줄 아는 재능이 있기에 문제가 아니라면 이게 도대체 어찌된 세상일까? 이게 무슨 '발견' 이라도 된단 말인가. 이들에게 필요한 건 '수사' 이지 인사청문회가 아니다. 하지만 불행이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공공이 강해질수록 자신의 삶이 윤택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교육과 위장전입의 자본주의 기술을 통해 저들이 누리는 부가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데 무슨 공공이냐. 매몰비용이 너무 아쉽다는 얘기다. 게다가 대게는 완전히 무지하다. 대통령이 시장을 방문하여 오뎅이라도 먹으면 그 오뎅집에 프리미엄이 붙어 시장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란 '무지'한 환상에 젖는 것, 그것을 제도에 탓하랴, 무슨무슨 이데올로기에 탓하랴.

위장전입이 악의 시작이겠으나 국민입장에서야 그것이 무슨 큰 허물이랴. 그렇게 살지 못해 안달이고 그렇게 살는 것이 미덕인 사회가 구축된 것을. 하지만 공공의 영역에서는 그렇지 않다. 공, 사의 영역에서는 마땅히 편견이 존재해야 한다. 당신이 그렇게 산다고 하여 공공을 비판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국민이기 때문에 요구할 수 있다. 그것이 불가능한 것일지라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사적영역에서 모두가 돈이며 인간적이며 그런 것들이 한데 뭉쳐 잘 살기 위해서는 공공이 도덕적 규제를 행위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경쟁적 능력만으로 잘 살 수 있다? 공공이 어떻든 간에? 체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절대 잘 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불가능할 것만 같은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희망이니까. 위장전입한 사람들의 양심을 부끄럽게 만들어야 공공이다.

2009/09/16 13:40 2009/09/16 13:40
DrunkenSTAR 이 작성.